Story 01 · 구조 이야기
어둠 속의 하얀 천사들

천사들의 하우스에서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의 약 90%는 진돗개와 진도믹스입니다.
하얀 아이들만을 선택해 구조한 것은 아닙니다. 구조 요청이 들어온 아이들,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진돗개와 진도믹스 아이들이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진돗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견입니다. 전남 진도에서 유래한 진도개는 1962년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었고, 현재도 혈통과 표준체형을 보존하기 위한 보호·육성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토록 소중하게 보호받는 개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던 ‘천연기념물 진도개’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를 때가 많습니다.
오랜 방치로 마른 몸을 하고 있는 아이, 질병을 치료받지 못한 채 살아온 아이, 좁은 공간에 갇혀 사람의 손길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아이, 그리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
특히 진도개 보호 제도에서 말하는 ‘진도개’는 혈통과 표준체형이라는 기준을 충족한 개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진도믹스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아이들은 ‘진도개’라는 이름의 보호 체계와는 별개의 현실에 놓이기도 합니다.
천사들의 하우스가 만나는 아이들은 그 기준보다 먼저 한 생명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입니다.
진돗개이든 진도믹스이든, 혈통이 있든 없든, 사람의 기준에 맞든 맞지 않든 아픔을 느끼고 사랑을 기다리는 마음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아이들을 ‘하얀 천사’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겉으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개이지만 그 이름 뒤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천사들의 하우스는 그 아이들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진돗개가 단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개라는 사실을 넘어, 한 생명으로서 끝까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어둠 속에 남겨진 하얀 아이들이 다시 햇빛 아래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도 한 아이에게 손을 내밉니다.
한 생명으로서 끝까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